NEWS




원료의약품 위기? CDMO 노리는 연구개발 기업 엠에프씨

  • 2024.07.16 06:07

[히트뉴스 이우진 기자]


|총 임직원 65명 중 석ㆍ박사급 연구개발 인력 39명에 달해

| 단절된 밸류체인 이어 국내 '개량신약' 선두주자로

| 고순도 제조 특화기술로 업계 중흥까지 이끈다



제약업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연구 역량’이다. 연구의 수준이 제품 개발, 더 나아가 업계를 보는 철학과 시장의 판도를 바꾼다. 하지만 ‘연구기업’이라는 말은 대부분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에게 한정돼 사용되는 경향이 짙다. 연구기업이라는 수식어는 과연 완제의약품을 만들 수 있는 기업에게만 붙어야 옳을까. 이런 맥락에서 원료의약품 엠에프씨(대표 황성관)의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신약 후보물질의 원료의약품(API)과 함께 개량신약, 나아가 CMO와 CDMO까지 발을 뻗는 것은 물론 시판 후 조사와 특허까지 역량을 갖추며 매출까지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경기도 과천을 거쳐 유난히도 맑은 하늘 아래 고속도로로 1시간 20분 정도 달리다 보면 처음엔 듬성듬성, 뒤로는 끝 모를 공장단지가 펼쳐진다. 국내 제약사 중 많은 수가 자리한 화성시 마도공단이다. 공단 깊숙이 들어가면 공장 사이에 제법 높은 건물 하나가 보인다. 원료의약품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엠에프씨다.


수많은 원료의약품도 이렇게 작은 하나의 노란 통, 작은 포대에서 시작한다.
 

제일 먼저 이동한 곳은 원료창고 '헬스케어빌딩'이다. 원료시험을 통해 합성에 적합한 것만 선별해 생산공장으로 이동하도록 동선을 배치했다. 특이한 점은 생산에 필요한 원료의 여유 분을 충분히 확보했지만 제품이 생산될 경우 이를 빠르게 출고해 완제의약품 생산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속전속결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창고에서 빠져나가는 원료들은 옆 GMP생산동으로 옮겨진다. 빌딩을 옮겨 층고 높은 계단을 하나씩 오르며 가장 먼저 도착한 3층에서 취재진을 맞은 것은 반응실 내 합성을 위한 각종 반응기들이다. 취재진이 방문한 이날 역시 위에서 투입되는 용매가 반응기로 떨어지며 끊임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합성실 내 반응기들. 이렇게 합성된 제품은 아래 층의 건조여과과정으로 이어진다.

합성실 내 반응기들. 이렇게 합성된 제품은 아래 층의 건조여과과정으로 이어진다.


반응실에 위치한 G/L 반응기는 3제곱미터 1대, 1제곱미터 2대, 0.5제곱미터 1대다. 여기에 STS 반응기만 해도 0.5제곱미터 1대를 비롯해 3제곱미터에 이르기까지 5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정제를 위한 3제곱미터 및 2제곱미터의 STS 반응기, 결정화에 사용하는 3제곱미터의 반응기 1대와 2제곱미터 급의 G/L 반응기를 갖췄다. 보유 반응기의 용량만 해도 총 2만5500리터 수준이다.


앞서 나온 반응기를 타고 계단을 내려가면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합성된 원료가 담긴다.
 

합성실을 내려오면 여과건조실에서 바로 정신없이 가동되는 반응기들 사이에서 한 직원이 안을 확인할 수 있는 창을 연신 들여다보며 합성 과정을 확인하고 건조 상태를 확인한다. 반응기 내 합성된 원료물질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다. 각 성질에 따라 관찰 과정이 다른 만큼 하나하나 육안으로 꼼꼼히 확인한다. 특히 원료의 합성 과정은 제조소의 환경을 엄격히 구축해도 그 날의 날씨, 습도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해 결과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수 겹의 문을 거쳐 2층으로 들어가면 연구실이 펼쳐진다. HPLC분석실과 일반기기 분석실이 눈에 띈다. 그리고 문과 문을 거쳐 들어가면 '킬로랩'이 나온다. 고가의 원료의약품을 시험생산하면서 대량 생산을 위한 최적의 공정을 개발한다. 회사의 힘 이자 젖줄이 되는 원료의약품의 공정 개발이 이뤄지는 셈이다.
 

적은 규모의 시험용 약물 및 필요량이 적은 물질을 만드는 킬로랩. 새로운 공정을 개발해 높은 순도의 물질을 만드는 연구에도 쓰인다.
 

여기에 제품 품질 관리를 위해 원료 및 제품을 분석하고 원료는 각각 별도의 위치에 보관한다. 이렇게 보관된 제품은 스케일업 테스트에 사용되는 한편 기준치 이상의 불순물이 검출되는 경우 등 예외 상황에서 빠르게 시험을 거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분석된 샘플은 잔류 용매, 안정성 테스트 등에 사용된다.

여기에 자기장에 원자핵을 배치해 핵스핀의 공명 현상을 관찰, 원자수준에서 물질의 분자구조, 동적과정, 화학반응 등을 파괴와 침습없이 검사할 수 있도록 하는 핵자기공명분광분석기(NMR)를 도입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렇게 다양한 검사를 마친 원료의약품은 1층으로 내려와 물동선을 타고 마지막으로 적합 검사를 거친 뒤 출구로 나가 완제의약품을 만드는 제약사의 손으로 들어간다. 위에서 아래로, 그리고 옆으로 자연스레 뻗어 나가는 말그대로 '물 흐르듯 하는' 동선을 구축한 것이다.


|건물 가득찬 제조시설 속에서 "우리는 연구개발 기업"을 외친 이유는


"원료를 합성하는 회사의 생산시설은 다 비슷해요. 

하지만 저희는 기존 제품도 있지만 개량신약이나 신약 연구 개발에 초점을 둔 회사예요. 

중국, 인도와 경쟁에서 원료의약품이 살아남기 쉽지 않아요. 

우리는 그 돌파구를 개량신약과 신약으로 보고 여러 제약사와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건물 가득 찬 생산시설을 보았음에도 취재를 도와준 서기형 부사장은 오히려 꽉 들어찬 시설보다 원료의약품 분야에서 회사의 연구 역량을 강조했다. 엠에프씨의 연혁과 그동안 이들이 걸어온 발자취에서 까닭을 추정해볼 수 있다. 2008년 미래파인켐으로 출발한 엠에프씨의 시작은 2010년 암로디핀과 2011년 피타바스타틴, 2012년 TBFA의 특허를 등록하며 시작된다. 2012년 화성 향남 공장을 신축한 뒤 2013년 JW중외제약에 기술이전 및 원료공급, 2013년 삼진제약에 기술이전과 원료공급 계약을 각각 맺으면서 성장 궤도에 올랐다.

2014년 로수바스타틴 특허 등록, 2016년과 2017년 TBFA의 일본 그리고 중국 특허를 각각 등록하면서 덩치를 키우더니 2022년 근감소증 신약 후보물질의 특허 등록, 개량신약 원료인 MFC-TM001 특허 출원, 2024년 2월 플루토와 노인성 근감소증 치료제 신약 원료의약품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등 속속 성과를 거뒀다. 그 결과 2013년 향남공장 신축과 2017년 마도 신공장 완공 이후 지금까지 API만 34건을 등록하며 사실상 매해 3건 이상의 ‘새로운 원료’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기술보증기금과 휴온스글로벌, 2017년 IMM, 스마일게이트, IBK기업은행에게서, 2022년 JW중외제약으로부터 각각 투자를 받으며 기업 덩치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 올해 1월 의약소재 연구개발센터를 과천에 열면서 원료의약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총 임직원 수 65명 중 연구개발인력이 39명에 달할 만큼 석박사급 인원을 크게 채용한 것이 성과를 내는 주요 요인이 됐다. 박사급이 전체 인력의 18%, 석사급도 23% 수준에 달한다. 서기형 부사장이 생산시설만큼 연구개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고 한 말이 납득 가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들이 최적의 연구환경에서 공정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조소 인근에 이사를 할 경우 보증금과 월세 등을 지원하는 한편 배우자 등 가족의 사정에도 휴식을 제공하고 각 동별 운동시설을 비롯한 다양한 복지서비스도 제공한다. 회사를 위해서는 직원 스스로가 일을 하기 최적의 상태가 돼야 한다는 까닭에서다.

엠에프씨 연구진. 서기형 부사장(맨 오른쪽 끝)은 연구원들의 모습을 꼭 사진에 담아달라며 연구원들이 회사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회사가 이처럼 연구개발 원료의약품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집중하는 이유는 국내 원료의약품 분야의 나아갈 방향이 결국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쟁력 확보 뿐이라는 황성관 대표의 신념에서 비롯된다. 코로나19 당시 인도와 중국의 원료의약품 수출 중단과 자국우선주의로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액은 2022년 기준 전체 의약품 생산액의 11.9%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더없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단순히 기초의약품만 공급하는 것만으로 해외 시장에서 중국과 인도의 단가 싸움에 버텨낼 재간이 없는 현실이다. 국내 시장이 주목하는 개량신약과 신약을 위한 고품질의 원료의약품이 오히려 시장을 선도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서 부사장의 말이다.

특히 개량신약의 경우 국내 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53.55%’의 약가보다 3년간 70% 약가 가산, 3개사 이하 등재 시 가산기간 2년 연장, 단독등재 시 제네릭 등재까지 기간 연장 등을 노리면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신규결정 API를 개발해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더욱이 MFC는 기존 합성 및 분리정제를 통해 불순물을 포함하는 오일상 목표화합물이 아닌 자체 고순도 합성과 분리정제, 결정화 기술로 무정형 또는 결정형의 고체상 고순도 목표화합물을 얻을 수 있는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이 적용된 원료만 해도 TBFA, TPPBr, MRV-1, 피타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 PPCE/AN1을 비롯해 개량신약의 원료인 MFC-TM001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암로디핀베실산염, 피타바스타틴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의 특허를 등록하는 한편 3년간 13건의 원료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최근 업계에서 가장 개발 관심이 뜨거운 테고프라잔의 제네릭 원료개발에서 독자 기술로 오리지널 원료와 동일해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더욱이 개량신약과 경쟁력 있는 제네릭 출시를 위해 단순히 원료의약품과 핵심 중간체 뿐만이 아닌 특허 등 출시에 필요한 전략을 제약사와 함께 고민할 만큼 시장 내 키 맨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자신감 어린 비전이다.

서기형 부사장은 "어떤 제품을 개발할 것인가를 제약사와 끊임없이 협의 결정하면서 특허 회피와 그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함께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특허 회피의) 난점 등을 피하면서 회사가 이를 출시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여기에 원료의약품 특허 등록 등을 통해 경쟁자 없이 제품을 출시하면 자연스럽게 다시 이를 통한 원료의약품 생산에 이르는 CDMO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내 개량신약의 경우 해외에서 수요 부족으로 원료를 생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원료의약품 제조사의 생산 규모로 보면 국내 시장은 너무 작을 수 있다"며 "우리 나라의 특징인 개량신약의 틈새를 통해 제약사도 우리 회사도 함께 상생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연구역량을 갖추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문바로가기] 히트뉴스  



본사|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청원산단7길 35   Tel. 031-8059-8293    Fax. 031-8059-8295 

서울사무소 경기 과천시 과천대로7길 33 디테크타워  A동 1509호    Tel. 02-533-8293    Fax. 02-533-8297 

의약·소재 R&D센터 경기 과천시 과천대로7길 33 디테크타워  A동 1510호 

Contact Us contact@mfcglobal.co.kr